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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 

여러분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 월세시대, 깡통전세 주의보 - 안전한 전세는 없다!




‘전세값 고공행진’, ‘미친 전세값’, ‘깡통전세’ 등의 단어가 매스컴에 등장한 지도 수년 째. 

계속되는 전세난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전세대란이 찾아오면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한 전세 역시 줄어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빌라에 신혼살림을 차렸던 조성민(34, 가명) 씨 부부,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던 부부에게 어느 날 한 통의 고지서가 날아왔다. 

전세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내용의 경매 통지서였다. 


경매 결과, 조 씨가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은 전세금의 60%도 되지 않았다. 

결국 조 씨는 결혼 전 5년 간 모았던 돈 5천 6백만 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집을 나와야 했다. 현재 집주인과는 연락이 끊긴 상태이다. 



“하늘이 무너졌죠 앞이 막막하기만 했죠 제가 어떻게 모은 돈인데 

전세 자금 저한테 있어 전부인 돈인데“ 

        - 깡통전세 피해자 조성민(34, 가명) -



최근 전세값이 치솟으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깡통전세 피해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깡통전세란 대출금 총액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의 70%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구매했던 집주인이 대출 빚을 

못 갚게 되면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경매사이트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수도권 아파트 

경매 통계 결과,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391 건에서 2481 건으로 

6년 전에 비해 무려 6배나 증가했다.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세가가 굉장히 이제 올라가는 상태이고요.

많은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위험한 전세를 들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이렇게 판단됩니다.“ 

        - 선대인 소장 (선대인 경제연구소) -







■ 월세시대, 서러운 세입자들




전세 물량이 줄어들며 전세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를 뜻하는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지역 역시 속출하는 중이다.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 동시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른바 ‘월세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월세 시대는 사실상 막을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원갑 OO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이처럼 ‘전세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 세입자들은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전세에 비해 월세를 하는 경우, 주거비용이 대폭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최명진(37, 가명) 씨. 

얼마 전 돌아온 전세 재계약 때 집주인은 전세금 증액 부분을 월세로 올려 받겠다고

통보했다.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살이에 월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최 씨는 결국 

경기도 쪽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을 못 이겨 외곽으로 밀려나는 

이른바 ‘전세난민’이 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번에 경기도 광주까지 가봤었어요 혼자 집을 알아볼 때 

저는 그 인근 지역도 가보고 했는데, 다 월세로 전환되어 있으니까“

- 세입자 최명진(37, 가명) 씨-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히 전환되어가는 흐름 속에 집주인과 갈등을 겪는 세입자들 역시 

늘고 있다. 목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던 박진수(가명) 씨. 

계약 만기가 다가오는 지난해 9월, 2년 전에 비해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존 전세금에서 1억 정도 올린 4억 3천만 원을 집주인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집주인은 보증금 2억에 월세 200을 요구했다. 


“얼마를 생각하십니까 물어보니까 2억에 2백... 너무 황당하죠.”

-목동 아파트 세입자 박진수(45, 가명)씨-







■ 월세시대, 등 떠밀려 집 사는 30대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는 전세가, 높은 월세 부담.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부 역시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에게 디딤돌 대출, 버팀목 대출 등 대출 금리를 인하해주는 정책을 내고 있다.


10년차 직장인 정재성(37, 가명) 씨, 그는 결혼을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3억 원 대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정 씨는 집을 구하기 위해 집값의 약 70% 가량인 2억 원을 

디딤돌 대출을 통해 대출받았다. 앞으로 20년 간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하지만 

월세를 내는 것보다는 이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최근 분양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3월,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3월 거래량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전세난,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영향 등으로 전월세를 사느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현재 총액은 445조 원에 달한다.




제작진은 실제로 각 가구에 얼마만큼의 부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937세대의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서 가계 부채를 정밀 분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대출금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을 넘어서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398가구 (65%)에 달했으며, 심지어 72가구는 대출금이 집값보다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 월세시대, 피해자는 서민이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시대가 찾아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흐름이다. 

문제는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속도가 가파르다 보니,

세입자 입장에서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월세 전환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다세대 주택이나 다가구 주택,

즉 서민층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낮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쉬운 주택 지역에서 더 빠른 속도의 월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월세 시대에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바로 서민층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월세 시대로 전환되는 속도로 너무 빠르다는 것을 경고하면서, 

정부에서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크게 첫 번째 임대주택, 특히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되고

두 번째는 임대차 관계를 법적으로 보장되는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조명래 교수-


그러나 대표적인 서민주거안정대책 중 하나인 공공임대주택 보급량은 해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임기 초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20만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현재 14만호로 공급량을 대폭 줄인 상태이다. 게다가 2013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선정된 

7곳 가운데 잠실지구, 목동지구, 송파지구 3곳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월세화 속도가 극심하게 빠른 저소득층일수록 공공복지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월세 시대를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 박원갑 OO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월세시대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그로 인한 혼란 역시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전월세 대책, 서민주거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 중산층,

서민들의 주거 혼란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월세시대라는 막을 수 없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